무자본 상태에서 사채를 끌어들여 M&A로 상조업체를 인수한 후 두 달 만에 상조회비 등 100억 원대의 회삿돈을 횡령한 일당이 붙잡혔다. 12일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전형근)는 상조회비 수백 억 원을 빼돌려 사채를 갚고, 아파트시행사업 자금 등으로 유용한 그린우리상조 최 모(51) 전 대표와 송 모(42) 전 대표 등 3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협의로 구속기소하고, 상조회사의 적립금을 받아 챙긴 사채업자 김 모(53) 씨와 M&A 브로커 안 모(42․별건 구속) 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전했다. 그린우리상조 전직 이사 등 공범 2명은 지명수배와 함께 기소중지했다. 최 씨 등은 지난해 2월부터 4월까지 회원들이 납입한 상조부금 140억 원을 임의로 빼돌려 사채 빚을 갚거나 아파트 시행사업 자금, 나이트클럽 투자금 등으로 유용한 혐의로 조사결과 이들은 소위 ‘찍기성’ 초단기 사채를 동원해 당시 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상조회사를 130억 원에 인수한 다음 두 달 만에 회원들의 상조비용 적립금 140억 원을 탕진한 것으로 밝혀졌다. 사채업자 김 씨는 아파트 시행사업 자금 조달을 모색하던 최 씨에게 풍부한 현금을 보유한 상조회사를 인수할 것을 제안하고 브로커 안 씨에게 수수료를 주는 대가로 인수중개 역할을 맡겼고, 이를 통해 최 씨는 지난해 2월 사채업자들에게 130억 원을 차용해 상조회사를 인수했다. 이 과정에서 인수 잔금을 치르기 위해 43억 원 상당의 자기앞수표를 사채업자에게 담보로 제공하고, 저축은행으로부터 자금세탁을 의뢰받은 22억 원이 사용됐으며, 최 씨 등은 지난해 2월 상조회사를 인수한 지 5일 만에 A홀딩스에 대한 자금대여 형식으로 65억 원을 빼돌려 사태를 갚고, 아파트시행사업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상조회사 측이 A홀딩스에 자금을 빌려주는 것처럼 가장해 44억 원을 빼돌렸다. 이밖에 이들은 여의도에 지점을 내고 해당 지점에서 회사 소유 주식과 채권 등을 몰래 처분해 마련한 자금 24억여 원을 나이트클럽에 투자하고, 개인경비와 생활비 등으로 쓰기도 했다. 2005년 설립 이후 한때 자산규모 220억 원으로 업계 상위권을 달리던 그린우리상조는 최 씨 등에게 인수된 뒤 연이은 횡령으로 인해 재정부실을 초래하다가 회원 4만여 명에 대한 계약을 다른 상조회사에 13억 원, 최 씨 등이 인수한 가격의 10분의 1 수준에 양도한 뒤 폐업했고, 회원들의 회비는 고스란히 떼일 위기에 놓였다. 처음부터 회사 경영이 아닌 횡령을 목적으로 작정하고, 금융업처럼 운용돼 현금은 많고 특별한 규제장치가 없는 상조업체를 악의적으로 인수한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아무런 자본이 없음에도 초단기 사채를 동원해 회사를 인수한 뒤 몰락시킨 무자본 M&A 수법의 범죄다. 무자본으로 상조회사를 인수해 서로 경쟁적으로 횡령하면서 대다수 서민들로 구성된 상조 소비자들의 부금을 사업자가 가로챈 전형적 민생침해 사범으로 다수의 피해자를 양상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상조업은 서비스 제공 전에 소비자가 대금을 선납하는 방식으로 운용하는 것으로 사실상 보험업과 비슷한 구조임에도 금융감독원의 감독을 받지 않아 자금 운용에 문제가 많고, 실제 서비스를 받는 것이 기약 없고,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현금 유동성이 풍부한 것도 범죄가 벌어지기 쉬운 원인 중 하나”라며 다른 상조업체에서도 각종 비리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는 만큼 상조경영자의 자금 운용에 인한 상조회사 부실을 막기 위해서는 독단적 자금운용에 대한 견제, 상조회사 부실을 방지할 수 있는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의무화 등 관련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법조계에서도 현재 상조업계는 할부거래법상 공정거래위원회의 규제를 받지만, 법정 선수금 보전 비율 등 외에는 자금 운용에 특별한 견제 장치가 없고, 상조업은 사실상 금융업을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규제장치가 거의 마련되어 있지 않아 이러한 비리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지적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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