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상조법(할부거래법)에 의해 금융기관 또는 공제조합에 40%부금 예치 마감이 다 되었는데 작년 대비 상당수 많은 영세한 상조회사와 중견 상조회사들까지 예치금을 적립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공정위가 구조조정에 더욱 힘을 얻게 되었다. 거기다가 예치는커녕 아예 회사 문을 닫고 잠적하는 상조회사들도 있는 것으로 소문이 파다 상당한 파문이 예상된다. 2010년 10월 할부거래법 시행 후 400여개가 난립했던 상조업체들이 경영난으로 폐업 또는 회원을 넘기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그런데 회비만 꼬박꼬박 내온 회원들은 이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당하고 있으니 이것이 문제다. 서울에 있는 한 상조회사는 임시 계약직 직원 한 사람이 회사에 출근하여 전화만 받는 이른바 전화바리를 하고 있다. 이 같은 것은 이미 부산 경남권에서 일찌기 있어왔던 것으로 남은 예수금을 챙기고 장례 행사가 발생할 경우 수익이 되므로 그것을 챙기기 위해 편법으로 회사 문을 열고 있는 것이다.
물론 사무실 집기나 장례에 관련된 용품 등은 그대로 창고에 비치해 두고 장례 발생 시 용역관계에 있는 의전회사와 연결 장례행사를 치러주고 이익금을 나누어 가지는 방법으로 기형적 형태로 상조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곳이 상당히 많다. 피해자들이 이들의 낌새를 알고 회사를 방문 하면 ‘자신들은 잘 모른다’며 ‘사장이 해외에 가 있다’는 등의 핑계를 대면서 해약은커녕 아예 응대도 해주지 않는 것이 다반사다.
결국 해약은 못하고 은행 자동이체만 해지하여 더 이상의 부금이 빠져 나가지 못하도록 하는 것 외에는 소비자가 특별히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게 현실이다. 모 상조회사 회원인 서성갑(48세)씨는 부모님을 위해 상조회원으로 2구좌를 가입 매월 6만원씩 은행 자동이체로 꼬박꼬박 40여 개월을 240만원을 납부했는데 어머님이 상을 당하여 그 회사에 연락을 하였는데 전화가 되지 않았다.
서 씨는 할 수 없이 장례식장에서 장례를 치렀는데 장례식장 측에서는 상조회사 모두가 사기꾼이라며 상조회원을 모집 하면서 선납금만 받고 먹튀를 해도 ‘소비자는 할 수 있는 일이 전혀 없다’며 절대 ‘상조회원에 가입하지 말고 그냥 장례식장에서 직접 행사를 치러도 상조회사보다 더 싸고 고급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며 상조업은 일종의 사기 행위라고 거듭 주장했다. 서 씨는 이런 주장에 대해 ‘당연한 것 아니겠냐’며 자신이 가입한 상조회사를 어떻게 해야 할지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장례를 치르고 난후 서 씨는 가입한 상조회사에 연락을 해 보았지만 허탕만 쳤다. 소비자원 공정위에 신고를 한다고 해도 바쁜 회사 생활로 그 또한 일반인들에게는 쉽지 않은 과정이어서 할 수 없이 240만원만 꼼짝없이 떼이게 된 것 같다며 상조회사들을 싸잡아 욕을 하였다. 회원들 피 같은 돈 받아서 사장과 ‘임원들만 호의호식하면서 산다’는 말을 들을 때는 정말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업무를 제대로 못 본다면서 분노했다.
이처럼 어려울 때 도움이라도 받아 볼 요량으로 몇 만원씩 꾸준히 납부한 고객들에게 이런 식으로 ‘사기를 치는 상조회사를 어떻게 가만히 보고만 있어야 하는지 법이 있으면 뭐 하냐’며 이 사람들 또 다른데 가서 이 같은 일 똑같이 하여 ‘다른 사람들 피해 줄 것이 뻔하다’고 격노했다. 상조업체가 아무런 통보를 하지 않아 회원들은 폐업 사실조차 모르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혹시 장례 서비스를 받으려고 전화한 뒤에야 폐업 사실을 알게 될 때는 이미 회사가 도산한 뒤이다. 회원들은 결국 장례 서비스도 못 받고 낸 돈도 돌려받지 못하는 억울한 실정이 되는 것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상조회사에 회원으로 가입 할 때에는 반드시 공정위 홈페이지 할부거래사업자 등록 유무를 확인하고 해당 상조회사 홈피를 방문 정보를 사전에 알아야 ‘피해를 보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이것 또한 현실과 많은 차이가 있다. 즉 정상적으로 공정위에 등록이 되어 있어서 회원으로 가입을 했는데도 어느 날 갑자기 먹튀를 한다면 그것 또한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이다. 결국은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할부거래법을 더 강화하여 구조조정을 한 뒤에 고객들이 맘 놓고 상조회사에 회원으로 가입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상조뉴스 김규빈 기자> |